건보공단 구상권, 환급금을 준 뒤에 생깁니다
COLUMN · 손해배상
작성 2026. 10. 19. | 로엘법무법인 박신영 변호사
교통사고로 오래 치료를 받으면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이 한 해 상한액을 넘고, 상당 기간이 지난 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초과분을 정산해 돌려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 가해 차량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치료비를 먼저 배상했다면, 공단은 나중에 환급한 돈을 보험사에 다시 청구할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2026년 8월, 본인부담상한액 초과 사후환급금에 대한 공단의 구상권은 공단이 그 환급금을 실제로 지급한 때 생긴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이 치료비 정산에 갖는 의미를 정리합니다.
Q. 본인부담상한액 초과 환급금에 대해 건보공단은 언제부터 가해자 보험사에 구상할 수 있나요? 공단이 피해자에게 사후환급금을 실제로 지급한 때부터입니다. 대법원 2026. 8. 12. 선고 2025다212067 판결은 이 경우 구상권을 취득하는 시점이 치료받은 때가 아니라 공단이 환급금을 지급해 치료비 부담을 현실적으로 떠안은 때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환급 전에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본인부담 치료비를 이미 배상했다면, 그 부분에 대한 공단의 구상금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
보험사가 환급보다 먼저 치료비를 준 사건
이 사건은 2019년 10월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추락해, 동승한 운전자의 배우자가 다친 사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피해자는 약 1년간 건강보험으로 치료를 받았고, 공단은 공단부담금 약 2,564만 원을 요양기관에 지급했습니다.
운전자 차량의 보험사는 2019년 12월 피해자에게 치료비 약 1,118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공단은 그보다 한참 뒤인 2021년 5월, 피해자의 2019년도 본인부담금 중 상한액을 넘은 약 540만 원을 사후환급금으로 지급했습니다.
공단은 이 환급금까지 포함해 보험사에 구상금을 청구했지만, 원심은 환급금 부분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도 원심의 이유 일부는 바로잡으면서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본인부담상한제와 공단 구상권의 구조
본인부담상한제는 한 해 동안 낸 본인부담금이 상한액을 넘으면 그 초과 금액을 공단이 부담하는 제도입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44조 제2항은 공단이 초과 금액을 당사자에게 통보하고 지급하도록 정하고, 상한액은 가입자의 소득수준 등에 따라 정해집니다(같은 조 제4항, 같은 법 시행령 제19조 제4항).
공단은 제3자의 행위로 보험급여사유가 생겨 보험급여를 하면, 그 급여에 들어간 비용 한도에서 제3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를 얻습니다(「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 제1항).
상한액 초과 금액도 이 구상의 대상입니다. 대법원 2025. 4. 3. 선고 2024다262197 판결은 초과 금액이 요양급여비용 중 공단부담금에 해당하므로, 공단이 이를 환급했다면 그 금액 한도에서 제3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번 사건은 2023. 5. 19. 개정 전 조문이 적용되었지만, 현행 조문도 초과 금액을 공단이 부담해 지급하는 구조는 같습니다.
대법원이 '환급금을 지급한 때'로 본 이유
대법원은 사후환급금의 구상권 취득 시점을 일반 공단부담금과 다르게 보았습니다.
| 구분 | 일반 공단부담금 | 상한액 초과 사후환급금 |
|---|---|---|
| 비용 부담 방식 | 처음부터 공단이 부담 | 피해자가 먼저 내고 상당 기간 뒤 공단이 정산·환급 |
| 구상권 취득 시점 | 치료를 받은 때 (2015다231504) | 공단이 환급금을 지급한 때 (2025다212067) |
대법원은 먼저, 구상권을 언제 취득하는지 정한 명문 규정이 없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그리고 환급 전부터 공단이 구상권을 가진다고 보면 피해자는 자기 돈으로 낸 치료비를 보전받기도 전에 가해자에 대한 청구권을 잃게 되고, 이는 의료비 부담을 덜어 주려는 상한제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보험사 쪽 사정도 고려되었습니다. 보험사는 공단이 환급금을 확정하기 전까지 그 액수를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환급 전부터 청구권이 공단에 넘어간다고 보면 피해자에게 한 배상이 원칙적으로 효력을 잃어 이중으로 지급할 위험을 떠안게 됩니다. 다만 대법원은 원심이 사후환급금을 요양급여와 별개의 보험급여로 본 부분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교통사고 피해자와 보험사가 확인할 것
이 판결 취지에 따르면, 공단 환급 전의 피해자는 나중에 환급될 부분을 포함한 본인부담 치료비를 손해배상 범위 안에서 가해자 보험사에 청구할 수 있고, 그 사이 보험사가 한 배상도 유효합니다. 반대로 공단이 먼저 환급했다면 그 금액 한도에서 공단이 구상하게 되는데, 2024다262197 판결이 그런 사안이었습니다.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 제2항은 보험급여를 받은 사람이 제3자에게서 이미 배상을 받으면 그 한도에서 보험급여를 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배상과 환급을 함께 받았을 때 공단과 피해자 사이 정산이 어떻게 되는지는 이번 판결이 다루지 않았습니다.
필자가 교통사고 손해배상 상담을 하다 보면, 합의를 마친 뒤 공단의 상한액 초과금 환급 안내를 받고 나서야 둘의 관계를 묻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합의 전에 치료비 항목과 공단 환급 예정 여부를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합의 뒤 새로 생긴 손해의 처리는 합의서에 서명한 뒤 나타난 후유증에서 정리했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상한액 초과 사후환급금도 공단부담금이어서 공단의 구상 대상입니다. 둘째, 그 구상권은 공단이 환급금을 실제로 지급한 때 생깁니다. 셋째, 환급 전에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본인부담 치료비를 배상했다면 그 부분 공단 구상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치료비 합의와 공단 환급이 겹쳐 고민되시나요? 진료비 영수증, 보험사 지급 내역, 공단의 환급·구상 안내문을 정리해 두시면 검토가 빠릅니다. |
참고자료
· 대법원 2026. 8. 12. 선고 2025다212067 판결 / 대법원 2025. 4. 3. 선고 2024다262197 판결 / 대법원 2019. 4. 23. 선고 2015다231504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국민건강보험법」 제44조·제58조 [시행 2026. 10. 8., 법률 제21522호] / 같은 법 시행령 제19조 [시행 2026. 10. 1., 대통령령 제36675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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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신영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울산 근무) 서울지방변호사회 공정거래법 연수 이수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금액은 판결문 수치를 만 원 단위로 줄여 적었습니다. 인용한 판결은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습니다. 피해자가 배상과 환급을 함께 받은 경우의 정산, 과실비율 산정은 판결이 다루지 않아 서술하지 않았습니다. 당사자 신상과 보험사 상호는 기재하지 않았으며,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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