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임대 입주자가 집을 샀다면, 대항력은 사라지나
COLUMN · 부동산
작성 2026. 10. 29. | 로엘법무법인 김성훈 변호사
LH 전세임대로 살던 집을 아예 사들이는 입주자가 있습니다. 이때 집을 빌린 쪽은 입주자가 아니라 LH 같은 법인이어서, 입주자가 소유자가 된 뒤에도 법인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남는지가 문제 됩니다. 그 집에 근저당을 잡은 금융기관과 법인 중 누가 먼저 배당받는지도 여기에 달려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2월, 입주자가 주택의 소유권을 취득한 때 법인 임차인의 대항력이 소멸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로 전세임대주택 매수와 배당 순위의 관계를 살펴봅니다.
Q. 전세임대로 살던 입주자가 그 집을 사면, LH 같은 법인 임차인의 대항력은 어떻게 되나요? 입주자가 소유권을 취득한 때 법인 임차인의 대항력은 소멸합니다. 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5다210305 판결은 소유권이전등기 뒤의 입주자 주민등록은 임차권을 알리는 공시방법이 될 수 없다고 보고, LH가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잃었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
입주자가 집을 산 날, 같은 날 근저당이 설정된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12년 1월 집주인과 주택 임대차계약을 맺었고, 같은 날 LH가 선정한 입주자와 전대차계약을 맺었습니다. 입주자는 그 무렵 집을 넘겨받아 주민등록을 마쳤고, 임대차계약서에는 확정일자도 받았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에 따른 전형적인 전세임대 구조입니다.
2017년 12월 8일 입주자는 이 집을 매수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같은 날 은행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졌습니다. 이후 LH는 전대차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입주자를 상대로 보증금 중 입주자 부담분을 뺀 4,750만 원의 반환 소송을 내 승소했으며, 그 판결로 경매를 신청했습니다.
경매법원은 LH에 4,750만 원을 2순위로, 근저당권자에게 약 4,444만 원을 3순위로 배당하는 배당표를 만들었습니다. 근저당권을 넘겨받은 근저당권자가 LH 배당액 가운데 약 2,557만 원에 이의하고 배당이의 소송을 냈고, 부산지방법원 항소심(원심)은 근저당권자 쪽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대법원은 LH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소유자가 된 순간 주민등록은 임차권을 알리지 못합니다
대법원은 입주자가 소유자가 되면 그 주민등록이 더 이상 임차권의 공시방법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보았습니다. 주민등록은 제3자가 임차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볼 수 있게 하는 장치인데, 등기부상 소유자가 그 집에 전입해 있으면 그 점유가 임차권에 따른 것인지 소유권에 따른 것인지 외부에서 구별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또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이라는 대항요건은 대항력을 얻을 때만 갖추면 되는 것이 아니라, 대항력을 유지하는 동안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종전 법리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2항의 우선변제권도 이 대항요건을 전제로 하므로, 대항력과 함께 우선변제권도 잃게 됩니다.
| 쟁점 | 대법원 판단 |
|---|---|
| 법인 대항력의 근거 | 입주자의 인도·주민등록으로 법인 임차인에게 대항력 인정(제3조 제2항) |
| 대항요건의 존속 | 취득할 때뿐 아니라 대항력을 유지하는 동안 계속 필요 |
| 입주자가 소유자가 된 뒤 | 주민등록이 임차권 공시 기능을 잃음 소유권 취득 시 대항력 소멸 |
| 결론 | LH의 대항력·우선변제권 상실을 인정한 원심 유지, 상고 기각 |
법인의 보증금 손실 우려는 입법으로 풀 문제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이 결론이 법인에 불리하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입주자가 집을 사는 우연한 사정으로 법인이 보증금을 회수하기 어려워지고, 저소득층 주거 지원 재원인 주택도시기금이 부실해질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입법으로 해결할 문제이고, 법 조문을 넓게 해석해 메울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판결은 제3조 제2항이 2007년 개정으로 신설된 경위도 짚었습니다. 법인은 원래 대항력과 최우선변제 대상이 아니어서 전세보증금 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에 전세임대를 지원하는 법인에 예외적으로 보호를 준 것인데, 그 취지만으로 소유자가 된 입주자의 주민등록까지 대항요건에 넣을 수는 없다는 판단입니다. 대항력이 인정되는 법인은 같은 법 시행령 제2조에 따라 LH와 주택사업 목적의 지방공사입니다.
매수를 앞둔 입주자와 담보를 잡는 금융기관이 볼 것
필자가 임대차 상담을 하다 보면, 살던 집을 매수하면서 기존 전세 관계 정리를 잔금 뒤로 미루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전세임대 입주자가 집을 사면 법인의 대항력은 그 시점에 사라지지만, 법인의 보증금 반환 채권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도 LH는 입주자를 상대로 반환 소송을 내 이긴 뒤 경매까지 진행했습니다. 매수 전에 법인과 보증금 정산 방법을 먼저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필자 해설).
금융기관 쪽에서 보면, 이 판결은 입주자가 소유자가 된 뒤의 주민등록만으로는 법인 임차인의 권리가 공시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다만 이 사건은 소유권이전등기와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같은 날 이루어진 사안이고, 대법원은 소유권 취득 시 대항력이 소멸한다는 법리만 판단했습니다. 담보를 설정하기 전 종전 임대차와 확정일자 관계를 확인하는 절차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2026. 1. 2. 시행) 제3조 제2항에도 입주자가 주택을 양수한 경우를 따로 정한 규정은 없습니다.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경매 절차에서 어떤 지위를 갖는지는 인도명령이 통하지 않는 세입자가 있습니다에서, 배당표에 이의한 뒤의 절차는 배당이의 소송에서 이겼다면, 돈은 언제 받나에서 다뤘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전세임대 입주자가 그 집의 소유권을 취득한 때 법인 임차인의 대항력은 소멸합니다. 둘째, 대항력이 사라지면 확정일자에 따른 우선변제권도 함께 잃게 됩니다. 셋째, 대법원은 법인의 손실 우려를 입법으로 해결할 문제로 보았으므로, 매수 전 보증금 관계를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전세임대주택 매수나 배당 순위를 검토하고 있나요? 임대차·전대차계약서, 등기사항증명서, 주민등록 등본, 배당표를 정리해 두시면 검토가 빠릅니다. |
참고자료
· 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5다210305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제3조의2 [시행 2026. 1. 2., 법률 제21065호] /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시행 2026. 7. 1.]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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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훈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부동산·임대차 분쟁 담당 |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부산지부 심사관 서울대학교 민법 박사전공 수료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입주자와 주택 소재지, 금융기관 명칭은 적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판결은 상고를 기각한 확정 판결이며, 배당표의 최종 경정 금액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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