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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가라고 해서 갔는데 뺑소니?"… 당신이 몰랐던 사고후미조치의 함정

최근 교통범죄를 다루는 법원의 태도는 과거의 온정주의에서 완전히 탈피해, 사고의 경중만큼이나 사고 이후의 태도를 엄중히 묻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도로 위 안전이라는 공공의 가치를 훼손한 행위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빈번한 법리적 오해가 바로 '사고후미조치(도로교통법 제148조)'를 단순 물적 피해 문제로 치부하거나 '뺑소니(도주치상)'와 동일시하는 시각이다.

대중적으로 혼용되는 '뺑소니'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을 의미하며, 피해자의 '상해'를 전제로 성립한다. 반면 사고후미조치는 인적 피해 여부와 무관하게 도로 위 위험을 제거하고 교통 질서를 회복해야 할 의무를 저버린 행위를 처벌한다. 가해 운전자는 "사람이 다치지 않았으니 연락처만 주고 떠나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파손된 파편이 도로에 방치돼 후속 사고 위험이 있다면 명백한 사고후미조치의 영역에 포섭된다.

판례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핵심은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해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는 것'이다. 차량 파편이 튀거나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후속 차량 주행에 지장을 줄 상태임에도 아무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했다면 대물 사고라도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대인 사고에서는 피해자가 현장에서 "괜찮다"고 말해 운전자가 안심하고 떠났을 때 분쟁이 잦다. 수사기관과 재판부는 피해자의 주관적 의사표시보다 운전자의 객관적 구호 조치 이행 여부를 더 중시한다. 피해자가 추후 상해진단서를 제출하거나 현장에 비산물이 남아 있었다면 수사기관은 이를 사고후미조치로 규정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가 당황해 괜찮다는 의사를 표하더라도 이를 액면 그대로 믿고 이탈하는 것은 사법적 자멸 행위에 가까우며, 인적 사항 제공이나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경우 뺑소니 혐의까지 인정될 수 있다.

법적 대가는 상상을 초월한다. 도로교통법 제148조에 따르면 사고 후 미조치 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특가법상 도주치상이 인정되면 벌금형 없이 최소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최대 3,000만 원의 벌금형이 기다린다. 게다가 유죄가 확정되면 면허 취소 처분이 뒤따르고 일정 기간 재취득도 금지돼 생계형 운전자에게 심각한 타격을 준다. 보험 처리 과정의 막대한 사고 부담금까지 더해져 한순간의 판단 착오가 경제적·사회적 자멸로 이어진다.

재판부의 판단을 뒤집으려면 두 가지 축을 공략해야 한다. 사고 직후 도로에 실질적 위험이 남아 있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 그리고 가해자가 신분 노출을 위해 최선의 조치를 다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단순 연락처 전달만으로는 부족하며 파편 정리나 사고 신고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무죄나 선처를 기대할 수 있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 등에서 부장검사를 역임한 로엘 법무법인 장영돈 대표변호사는 "사고후미조치는 가장 억울하면서도 가장 방어하기 까다로운 영역이다. 도로 위에서 운전자의 의무는 피해자의 용서로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질서가 회복될 때 비로소 완료된다. 사고가 발생했다면 상대방이 거부하더라도 반드시 명함을 전달하고 경찰이나 보험사에 즉시 신고해 본인의 신원을 남기는 것이 형사적 리스크를 차단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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