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 앞에 흉기 놓고 갔다면, 특수협박일까
COLUMN · 형사
작성 2026. 10. 30. | 로엘법무법인 강연경 변호사
누군가의 집 현관문 앞에 칼과 라이터가 놓여 있다면, 그것을 발견한 사람은 큰 공포를 느낄 것입니다. 그렇다면 흉기를 직접 들이대지 않고 문 앞에 두고 떠난 행위도 흉기를 '휴대'한 특수협박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2026년 4월, 이런 행위가 협박에는 해당하지만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협박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유죄 판결을 깨뜨렸습니다. 이 판결로 특수협박에서 말하는 '휴대'의 의미를 정리합니다.
Q. 흉기를 상대방 집 현관문 앞에 놓고 가기만 해도 특수협박이 되나요? 대법원 2026. 4. 16. 선고 2024도12341 판결은 현관문 앞에 과도와 라이터를 놓아두고 떠난 행위를 협박으로는 인정하면서도,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협박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가 물건을 발견했을 때 피고인은 이미 현장을 떠나 그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지 않았다는 이유입니다. |
현관문 앞에 과도와 라이터를 두고 간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해 앙심을 품었습니다. 2023년 10월 어느 새벽, 피고인은 칼날 길이 9.7㎝인 과도 2개와 점화용 라이터 3개를 가지고 피해자가 사는 아파트 건물에 들어가 비상계단으로 올라간 뒤, 피해자 집 현관문 앞에 이 물건들을 놓아두었습니다.
검사는 특수협박·특수주거침입과 함께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기소하고 보호관찰명령도 청구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판결문에 적힌 1심 결과는 특수협박과 특수주거침입 유죄로 징역 1년, 스토킹 부분 무죄, 보호관찰명령 청구 기각이었습니다. 항소심은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고, 양쪽이 모두 상고했습니다.
특수협박의 '휴대하여'는 무엇을 뜻할까
특수협박의 '휴대하여'는 범행 현장에서 사용하려는 의도로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거나 몸에 지니는 것을 말합니다. 「형법」 제283조 제1항의 협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하지만, 같은 법 제284조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협박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무겁게 처벌합니다.
대법원은 이렇게 가중하는 이유를 범행방법이 위험해 고지한 해악이 더 구체적이고 실현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물건을 실제로 휘두르지 않았어도 휴대는 인정될 수 있지만, 적어도 현장의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며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상태였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구분 | 내용 |
|---|---|
| 협박죄 | 3년 이하 징역, 500만원 이하 벌금 등 피해자 의사에 반해 공소 불가 (형법 제283조) |
| 특수협박죄 |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협박 7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제284조) |
| 휴대의 기준 | 실제 사용은 불필요 현장에서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어야 함 |
| 이 사건 판단 | 협박과 고의는 인정 물건을 두고 떠나 휴대는 부정 (2024도12341) |
대법원이 휴대를 부정하고 유죄 부분을 돌려보낸 이유
대법원은 이 행위가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해악의 고지이고 협박의 고의도 있다는 원심 판단은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이 과도와 라이터를 해악을 나타내는 매개물로 문 앞에 놓은 뒤 건물 밖으로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피해자가 물건을 발견했을 때 피고인은 이미 현장을 벗어나 물건을 지니거나 지배하고 있지 않았으므로, 물건을 협박에 이용했더라도 휴대하여 협박한 것은 아니라는 결론입니다.
파기 범위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특수협박과 나머지 유죄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기 때문에, 대법원은 유죄 부분 전체를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습니다. 환송 후 판결 결과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스토킹 무죄가 유지된 부분과 남는 쟁점
스토킹처벌법 위반 부분은 무죄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항소심 판결문에 따르면 두 사람은 사건 전 서로 알지 못했고, 앞서 두 차례 심야·새벽에 건물 주변을 둘러본 것은 스토킹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남는 것은 문 앞에 물건을 둔 한 번뿐이어서 지속적·반복적 스토킹범죄가 아니라는 판단이었고, 대법원도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스토킹범죄가 성립하지 않으니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2 제5호의 보호관찰명령 청구도 기각되었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조문의 표현 차이입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은 흉기 등을 '휴대하거나 이용하여'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경우를 가중처벌해, 「형법」 제284조의 '휴대하여'보다 넓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스토킹범죄 자체가 인정되지 않아 이 조항의 적용은 판단되지 않았습니다(필자 해설). 스토킹의 지속성·반복성 기준은 두 번 따라갔다면 스토킹일까, 대법원 기준에서 다뤘습니다.
필자가 형사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흉기가 등장하기만 하면 특수협박이 당연히 성립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 판결처럼 물건을 언제, 어떻게 지니고 있었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수협박이 아니라면 일반 협박죄가 문제 되는데, 이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어 사건의 흐름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필자 해설). 흉기를 보여 주기만 한 경우는 총을 보여주기만 해도 협박이 되는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특수협박의 '휴대'는 현장에서 위험한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었는지로 판단합니다. 둘째, 흉기를 문 앞에 두고 떠난 경우 협박은 되더라도 휴대는 부정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입니다. 셋째, 스토킹은 지속성·반복성이 따로 인정되어야 합니다.
협박 사건으로 조사를 앞두고 있나요? 공소장이나 출석요구 내용, 당시 상황을 보여 주는 메시지·영상 자료를 정리해 두시면 검토가 빠릅니다. |
참고자료
· 대법원 2026. 4. 16. 선고 2024도12341, 2024보도89 판결 / 서울고등법원 2024. 7. 17. 선고 2024노1006, 2024보노60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7조·제283조·제284조 [시행 2026. 10. 2., 법률 제22007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8조 [시행 2026. 10. 2., 법률 제21998호] /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의2 [시행 2026. 10. 2., 법률 제21490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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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연경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 인천분사무소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이혼 전문 변호사 · 청주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역임 · 인천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과 항소심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와 아파트의 소재지는 적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대법원 판결은 유죄 부분 파기환송 판결이며, 환송 후 결과와 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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