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임의제출, 수사기관은 어디까지 볼 수 있나

COLUMN · 형사

작성 2026. 10. 22. | 로엘법무법인 서현주 변호사

수사를 받다 보면 휴대전화를 임의로 제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곤 합니다. 휴대전화에는 대화와 사진, 통화녹음까지 생활 전부가 들어 있어, 내 사건 때문에 낸 휴대전화에서 다른 혐의의 자료가 나오면 수사기관이 이를 쓸 수 있는지가 문제 됩니다.

대법원은 2026년 6월, 별건 수사로 임의제출된 휴대전화의 통화녹음파일을 위법수집증거로 본 원심의 무죄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이 판결로 압수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를 정리합니다.

Q. 휴대전화를 임의제출하면 수사기관은 그 안의 정보를 어디까지 볼 수 있나요?

제출 범위를 따로 정하지 않았다면, 제출의 계기가 된 혐의와 관련되고 이를 증명할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정보까지만 압수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5도17532 판결은 그 범위를 넘은 정보를 영장 없이 취득하면 위법수집증거이고, 나중에 영장을 받아도 위법성이 치유되지 않는다고 보아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별건 수사 중 낸 휴대전화, 통화녹음이 새 사건이 되다

이 사건은 허위세금계산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사람이 낸 휴대전화에서 시작됐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2022. 10. 17.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으면서 제출 범위에 관한 제출자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두 차례 포렌식을 거쳐 휴대전화 전체의 이미징 파일을 저장하고, 10. 27. 휴대전화를 돌려주었습니다.

제출자는 10. 31. 허위세금계산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런데 수사기관은 그 뒤 이미징 파일에 남은 경찰관과의 통화녹음파일 3개로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수사보고와 녹취서를 만들었고, 영장 청구가 한 차례 기각되자 재청구해 영장을 받아 파일을 압수했습니다. 1심은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인 수원지방법원 2025. 9. 25. 선고 2023노7985 판결은 이를 파기하고 각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은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제출 범위를 정하지 않았다면, 압수는 그 혐의와 관련된 정보까지입니다

임의제출한 휴대전화라도 수사기관이 모든 정보를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임의로 낸 물건을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게 하지만, 제219조가 준용하는 제106조는 압수를 사건과 관계있는 것으로 한정하고 정보저장매체는 원칙적으로 범위를 정해 출력·복제하도록 정합니다(제3항).

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은 제출 범위에 관한 의사가 명확하지 않으면 임의제출의 동기가 된 혐의와 관련된 정보만 압수 대상이라고 보았습니다. 관련성은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을 때만 인정되고, 비슷한 범행이라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은 제출자의 의사를 수사기관이 함부로 추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이번 판결도 같은 기준에 따라, 압수 대상은 허위세금계산서 혐의와 관련된 정보로 한정되고 경찰관과의 통화녹음파일은 그 혐의와 객관적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른 범죄 정보를 발견하면 탐색을 멈추고 영장부터 받아야 합니다

적법한 탐색 중 다른 범죄 정보를 우연히 발견했다면, 수사기관은 탐색을 멈추고 별도 영장을 받아야만 이를 압수할 수 있습니다. 또 관련 정보를 골라 압수를 마쳤다면 무관정보는 삭제·폐기해야 하고, 그 정보가 남은 복제본을 새 혐의 수사에 다시 여는 것은 영장 없는 수색과 같다는 것이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등의 입장입니다.

단계대법원이 정한 기준
제출 범위가 불명확할 때제출의 계기가 된 혐의와 관련되고
이를 증명할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정보만
다른 범죄 정보를 발견하면추가 탐색 중단, 별도 영장을 받아야 압수 가능
관련 정보 압수를 마친 뒤무관정보 삭제·폐기, 복제본 재탐색 불가
이를 어기고 얻은 증거위법수집증거, 사후 영장·증거 동의로도
치유되지 않음(「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대법원은 이 사건 영장을 우연히 발견한 뒤 탐색을 멈추고 받은 영장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늦어도 휴대전화를 돌려준 2022. 10. 27. 무렵 별건 압수·수색은 끝났고, 상세목록을 그 뒤에 교부했다는 사정만으로 종료 시점이 늦춰지지 않으며, 기소 후에도 무관정보를 탐색해 녹취서를 만든 것은 영장주의와 적법절차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입니다.

휴대전화를 내기 전과 낸 뒤에 확인할 것

휴대전화 임의제출을 요청받았다면 어느 혐의와 관련해 어떤 정보를 내는지 제출 범위를 분명히 하고 서류에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휴대전화나 복제본을 사무실로 옮겨 탐색할 때는 「형사소송법」 제219조·제121조에 따라 제출자나 변호인에게 참여 기회를 주고 파일 명세가 특정된 압수목록을 교부해야 합니다(2016도348).

피해자 등 제3자가 피의자의 휴대전화를 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의자에게도 참여권과 목록 교부 등 절차적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2021도11170). 필자가 형사 상담을 하다 보면 무엇을 내는지 정하지 않고 서명만 했다는 분을 종종 만납니다. 제출 당시 서류와 압수목록, 포렌식 참여 여부를 정리해 두는 것이 증거의 적법성을 따질 때 출발점입니다. 다만 결론은 제출 경위와 포렌식 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휴대전화 속 촬영물이 증거로 다투어지는 경우는 불법촬영 처벌, 제14조는 다섯 갈래입니다에서 다루었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제출 범위를 정하지 않고 낸 휴대전화는 제출의 계기가 된 혐의와 관련된 정보까지만 압수할 수 있습니다. 둘째, 다른 범죄 정보를 발견하면 탐색을 멈추고 별도 영장을 받아야 하고, 압수 후 남은 정보는 폐기해야 합니다. 셋째, 이를 어긴 증거는 나중에 영장을 받아도 위법성이 치유되지 않습니다.

임의제출 확인서나 압수목록, 포렌식 참여 안내 서류를 갖춰 두시면 검토가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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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5도17532 판결 / 수원지방법원 2025. 9. 25. 선고 2023노7985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 /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106조·제121조·제129조·제218조·제219조·제308조의2 [법률 제22009호, 시행 2026. 10. 2.]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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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주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 이혼 전문 변호사
제주 근무 / 제주특별자치도청 법무담당관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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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원심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는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대법원 판결은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 판결로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가 확정되었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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