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재판 중 자백 번복, 법원이 믿지 않은 이유

COLUMN · 마약·형사절차

작성 2026. 10. 14. | 로엘법무법인 김명희 변호사

재판 초반에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는데, 뒤늦게 일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을 바꾸면 법원은 어떻게 판단할까요.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은 마약 사건에서 제3회 공판기일까지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가 제6회 기일부터 일부를 부인한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전부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판결을 중심으로 자백 번복의 판단 기준을 정리합니다.

목차
01. 자백을 번복해도 앞선 자백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02. 정읍지원은 부인한 부분까지 모두 유죄로 봤습니다
03. 번복의 동기와 진술 경과를 함께 따집니다
04. 상대방의 확정판결과 계좌 내역이 무게를 더했습니다
05. 번복이 받아들여지려면 설명과 증거가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01

자백을 번복해도 앞선 자백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피고인은 재판 중 입장을 바꿔 혐의를 부인할 수 있지만, 그 전에 한 자백이 없던 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앞선 자백과 번복한 진술 가운데 무엇을 믿을지 증거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는 증거의 증명력을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기고 있습니다.

다만 자백에는 두 가지 안전장치가 있습니다. 고문·협박·기망 등으로 임의성이 의심되는 자백은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고(제309조), 자백이 유일한 불리한 증거이면 그것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제310조).

02

정읍지원은 부인한 부분까지 모두 유죄로 봤습니다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2026. 9. 9. 선고 2025고합75 판결의 피고인은 케타민·엑스터시를 거래상대방에게 11회 팔고, 13회 사고, 8회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결국 혐의를 인정했고, 변호인이 선임된 상태로 제3회 공판기일에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제6회 기일부터 매도 1회는 그 시각 서울에 없었다며, 매수 4회는 상대방과 연락한 적도 없다며 부인했습니다.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8개월, 재활교육 40시간 이수, 888만 원 추징을 선고했습니다. 합의부 1심 판결이며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03

번복의 동기와 진술 경과를 함께 따집니다

자백을 번복하면 법원은 앞선 자백이 믿을 만한지와 함께 번복한 이유가 납득할 만한지를 따집니다. 대법원 1985. 2. 26. 선고 82도2413 판결은 자백 내용의 객관적 합리성, 자백의 동기와 경위, 다른 정황증거와의 모순 여부를 살피라고 했습니다. 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5도17869 판결은 여기에 더해 번복의 동기와 수사 이래 진술 경과를 보고, 번복 진술을 뒷받침할 증거가 있는지 확인하라고 했습니다.

판단 요소정읍 판결의 판단
자백의 경위변호인 조력 아래 법정에서 인정
번복의 이유종전에 인정한 경위를 설명하지 못함
진술끼리의 모순부인한 매수분 마약의 투약은 계속 인정
객관적 증거상대방 유죄 확정, 대금 상당액 이체 내역

특히 부인한 매수로 산 케타민을 투약했다는 혐의는 계속 인정한 점이 컸습니다. 투약을 인정하면서 그 마약을 산 적은 없다는 주장은 서로 맞지 않는다고 본 것입니다.

04

상대방의 확정판결과 계좌 내역이 무게를 더했습니다

같은 거래에 대해 상대방이 이미 유죄를 확정받았다면, 그 판결은 번복 주장을 뒤집는 유력한 증거가 됩니다. 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8도10096 판결은 같은 사실관계에서 확정된 형사판결이 인정한 사실과 어긋나는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인정할 수 없다고 했고, 정읍지원도 이 법리를 따랐습니다.

거래 무렵 대금 상당액이 오간 계좌 내역도 있었습니다. 피고인은 빌려준 돈이나 술값 정산이라고 했지만 언제 얼마를 빌려줬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통화내역이 없다는 점은 가까이 살며 직접 만나 거래해 온 사이라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봤고, 다른 지역 기지국 기록도 거래 시각과 4시간 넘게 떨어져 있어 이동이 불가능했다고 볼 수 없다며 알리바이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05

번복이 받아들여지려면 설명과 증거가 필요합니다

자백 번복이 언제나 배척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3도10277 판결은 1심까지 자백했다가 항소심에서 친척의 부탁으로 허위 자백했다고 주장한 사건에서, 자백이 피고인이 낸 증거들과 상당 부분 모순된다며 자백의 신빙성을 인정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번복이 받아들여지려면 번복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이를 뒷받침할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재판 태도도 결과에 반영됩니다. 정읍지원은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불출석하고 약속한 소명자료를 내지 않았으며 선고기일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나오지 않은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적었습니다. 필자가 마약 사건을 상담해 보면, 수사 초기에 기억을 정리하지 않은 채 진술했다가 재판에서 일부를 다투려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다툴 부분은 처음부터 근거와 함께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약 초범의 처분 흐름은 마약 초범에게 열려 있는 두 갈래에서도 다뤘습니다.

FAQ

자주 묻는 질문

Q. 재판에서 자백한 뒤에 혐의를 부인해도 되나요?

부인할 수 있지만 앞선 자백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앞선 자백과 번복 진술 가운데 무엇을 믿을지 다른 증거와 함께 종합해 판단합니다.

Q. 자백을 번복하면 법원은 무엇을 보고 판단하나요?

자백 내용의 합리성, 자백의 동기와 경위, 다른 증거와의 모순 여부를 봅니다. 대법원은 번복한 동기와 수사 이래 진술 경과를 살펴 번복 진술이 납득할 만하고 뒷받침할 증거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Q. 자백 말고 다른 증거가 없어도 유죄가 되나요?

자백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유일한 증거라면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310조). 정읍 판결에서는 상대방의 확정판결과 계좌 거래 내역 등 다른 증거가 함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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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진술 내용과 거래 내역을 정리해 오시면 다툴 부분과 대응 방향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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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2026. 9. 9. 선고 2025고합75 판결 — 전주지방법원 우리법원 주요판결(2026. 10. 14. 게시)
· 대법원 82도2413·2013도10277·2015도17869·2008도10096 판결 —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형사소송법」 제307조~제310조 [법률 제22009호, 시행 2026. 10. 2.],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조·제40조의2·제60조·제67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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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로엘법무법인 대표변호사
마약·형사 사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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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조문은 2026. 10. 14.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본으로 대조했습니다. 정읍 판결은 제1심 판결이며 항소 여부와 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고, 통계는 싣지 않았습니다. 자백 번복의 결과는 진술 경과와 다른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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