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이라고 거짓 신고해 계좌를 묶었다면
COLUMN · 형사
작성 2026. 9. 4. | 로엘법무법인 이창민 변호사
사기를 당한 사람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돈이 들어간 계좌를 묶는 일입니다. 그 계좌가 살아 있는 동안 돈이 흩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광주지방법원이 2026년 8월 21일 「우리법원 주요판결」에 공개한 판결은, 그 조바심에서 나온 신고 한 통이 형사사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 글은 법원이 공개한 비실명 처리본과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하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조문을 근거로 정리했습니다. 아래에서 다루는 판결은 1심이고, 항소·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Q. 사기를 당한 것이 맞는데, 보이스피싱이라고 신고해 상대 계좌를 지급정지시켜도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16조 제2호는 거짓으로 제3조 제4항에 따른 지급정지를 요청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합니다. 실제로 돈을 잃었더라도 그 사기가 이 법이 정한 전기통신금융사기가 아닌데 보이스피싱 피해라고 신고하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 광주지방법원이 2026. 3. 26. 선고한 2025고단3492 판결은 이 조문을 적용해 벌금 25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
광주지방법원이 공개한 사건은 이런 내용입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은 어느 사이트에 주식 매수 명목으로 돈을 보냈다가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사람에게서 보이스피싱으로 허위 신고해 계좌를 지급정지시킨 뒤 사이트 운영자들로부터 합의금·피해금 명목의 돈을 받게 해 줄 테니 그 30%를 달라는 제안을 받고 응했고, 피해금 환불 협의대행을 내용으로 하는 위임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2024년 4월에는 은행 고객센터에 전화해 저금리 대출을 빙자한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었다며 계좌 세 개의 지급정지를 신청했습니다.
광주지방법원은 이를 금융회사에 대하여 거짓으로 전기통신금융사기의 지급정지를 요청한 행위로 보았습니다. 주문은 벌금 250만 원이고, 미납 시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노역장유치와 가납명령도 담겼습니다.
주식 투자 사기는 이 법의 전기통신금융사기가 아니었습니다
판단의 출발점은 피고인이 당한 사기의 성격이었습니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2조 제2호 단서는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한 행위는 제외하되, 대출의 제공·알선·중개를 가장한 행위는 포함한다고 정합니다. 대법원은 구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관하여, 단서 전단의 재화·용역 가장 행위란 원칙적으로 그 목적인 재화 공급·용역 제공 등과 재산상 이익 사이에 대가관계를 갖는 경우를 뜻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4도6831 판결).
광주지방법원은 이 법리에 따라, 피고인이 수익금을 받을 생각으로 투자금 명목의 돈을 보낸 이상 상대방의 행위는 대가관계 있는 재화·용역 가장 행위여서 애초에 전기통신금융사기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사기를 당한 것은 맞지만 이 법이 다루는 유형은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보이스피싱 피해라고 신고했으니 거짓 신청이라는 것이 판단의 골자입니다.
거짓 신청을 처벌하는 조문은 네 갈래입니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16조는 거짓 신청·요청 네 유형을 같은 법정형으로 정합니다. 제3조 제1항·제6조 제1항의 피해구제 신청, 제3조 제4항의 지급정지 요청, 제7조 제1항의 이의제기를 각각 거짓으로 한 자입니다. 지급정지를 걸어 달라는 쪽뿐 아니라 풀어 달라는 쪽의 거짓말도 같은 조문에 걸립니다.
허위 신고라는 점은 무고죄와 같지만 상대와 조문이 다릅니다.
| 구분 |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16조 | 형법 제156조 무고 |
|---|---|---|
| 허위 신고를 받는 상대 | 금융회사 | 공무소 또는 공무원 |
| 처벌의 초점 | 피해구제·지급정지 절차를 거짓으로 가동한 것 | 타인이 형사처분·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 |
| 법정형 |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 |
| 이 판결의 적용 | 제16조 제2호 적용 | 적용되지 않았음 |
시킨 사람이 따로 있어도 책임은 남습니다
피고인은 사기 피해자여서 고의가 없었고 자신의 행위가 허용된다고 믿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광주지방법원은 주식 투자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했으면서도 보이스피싱 피해라고 거짓 신고한 점, 지시에 따른 것이라 해도 수사기관에 사실대로 신고하고 법정절차를 따를 수 있었던 점을 들었습니다. 방법을 알려준 사람과 공모한 것으로 보아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도 적용되었습니다.
양형에서도 같은 시각이 이어집니다. 법원은 이 범행이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구제를 위해 마련된 절차를 악용한 것이어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보면서도,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처벌전력이 벌금형 1회뿐인 점, 피해 회복을 위해 지시에 따른 경위를 참작했습니다. 권유를 따랐다는 사정은 형을 정할 때 고려되었을 뿐, 죄의 성립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피해금을 회수해 주겠다는 업체나 대리인의 제안이 어떤 절차를 밟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따라가면, 피해자가 피의자가 되는 자리로 옮겨 앉게 됩니다. 사기 피해자에게 열려 있는 길은 「형사소송법」 제223조에 따른 고소와 가압류·지급명령 같은 민사 절차입니다. 반대로 자신의 계좌가 부당하게 묶였다면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7조 제1항의 이의제기와 제8조 제1항의 지급정지 종료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계좌 지급정지나 피해구제 신청 문제로 조사 통지를 받으셨습니까? 신고 당시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누구의 안내를 따랐는지, 메시지와 계약서가 남아 있는지 정리해 두시면 적용 조문과 다툴 지점부터 검토됩니다. |
참고자료
·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2조·제3조·제7조·제8조·제16조 [시행 2026. 8. 4., 법률 제21320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0조·제156조 [시행 2026. 3. 12., 법률 제21450호], 「형사소송법」 제223조 [시행 2026. 7. 1., 법률 제21241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광주지방법원 2026. 3. 26. 선고 2025고단3492 판결 — 광주지방법원 우리법원 주요판결 (2026. 8. 21. 게시, 비실명 처리본)
· 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4도6831 판결 —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사기 피해자의 고소 절차: 중고거래 사기, 고소부터 돈을 돌려받기까지
· 무고죄가 성립하는 경우: 고소했다가 되레 처벌받는 경우
· 같은 날 발행 칼럼: 형사합의, 언제 얼마를 어떤 문구로
| 이창민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광주 근무)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가사법 전문 변호사 광주지방법원 국선변호인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인용한 광주지방법원 판결은 1심이고, 항소·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법원 공개 자료가 비실명 처리본이어서 피고인 신상과 계좌 명의자·업체·금융기관 명칭은 적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대법원 2024도6831 판결은 구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관한 것입니다. 허위 신청·요청의 처벌 통계, 이 죄의 양형기준, 민사 절차의 개별 조문은 원문 미확인으로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신고 경위와 인식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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